신년을 맞이해 동생네 갔다
동생네는 딸 둘. 우리는 딸 하나.
1초도 쉬지 않는 슈퍼다이나믹 장꾸 셋이 온 집안을 휘젓고 난장판을 만드는 데다
여자애들이라 그런지 말도 말도 어찌나 많은지
그야말로 오디오가 1초도 비지 않는 생방송
그중 첫째 6살 조카 솔이는
자기도 갖고 싶고 놀고 싶은 것도 많지만
4살 3살 동생들에게 큰언니로서 양보도 해야 되고
2호와 3호가 싸우면 중재도 해야 되고
어른들에게 의젓한 모습도 보이고 싶고
고작 여섯 해를 살아온 경력으로는 감당하기 힘든 내적갈등과 인지부조화가 생기는 많은 상황들이 있었다ㅎㅎ
저녁이 되고
동생들의 고집과 장난이 한계에 다다랐다고 느꼈는지 밥 먹으며 조심스레 이야기하는 솔이
"동생들아 서로 좀 싸우지 말고 잘 지냈으면 좋겠어 자기거 양보도 좀 하고 내 작품도 만지지 않았으면 좋겠어"
그런데 다음 말을 듣고 우리는 입을 다물지 못했다
"그렇지만 너희를 사랑하지 않는 건 아니야"
헉..
죄는 미워하되 사람은 미워하지 말라는 예수님의 말씀을 아는 건가?
살면서 어른도 하기 힘든 마음 챙김을 솔이는 벌써 하고 있다니 그저 놀라울 뿐이었다
눈도 손도 귀도 바빴던 엄마아빠들은
새해 첫날부터 밤에 그~~ 대로 기절했다.
그래도 행복한 새해 첫날.
결혼 전엔 몰랐던, 아니 낳기 전엔 몰랐던
생명의 가치, 사람을 바라보는 진짜 기준을
너희로 인해 깨닫고 매일 성장한다.
정말 고마워.
너무 사랑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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